권위와 확신을 잇는 세 번째 방법은 참여
행동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로베르 뱅상 줄이 쓴 《인간조종법》이라는 책에 소개된 실험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다.그의 실험은 어느 대학의 1층 복도에서 이루어진다. 복도 끝에는 나선계단이 하나 나 있는데, 이 계단은 광장으로 향해 있다. 첫 번째 실험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이 복도로 혼자 걸어가다가 실험자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피실험자와 실험자가 10미터의 간격을 두고 마주했을 때, 실험자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낸다. 그리고 손수건을 꺼내다가 일부러 50프랑짜리 지폐도 함께 떨어뜨린다(이 실험은 유로가 들어오기 전에 이루어졌다). 피실험자는 자신의 앞으로 걸어오는 사람이 50프랑짜리 지폐를 떨어뜨렸고, 그 사람은 이 사실을 모른다는 것을 알아챈다. 이제 피실험자에게는 세 가지의 선택이 있다. 첫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반응한 이는 아무도 없었으므로 이 경우는 제외하기로 한다. 두 번째 선택은 피실험자가 실험자에게 다가가 “50프랑짜리 지폐를 떨어뜨리셨는데요”라고 말하는 방법이다. 그러면 실험자는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곧 지폐를 줍게 된다.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솔직하게 행동하는 것이다.세 번째 선택은 무엇인가. 피실험자는 실험자가 지폐를 떨어뜨리는 것을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고는 피실험자가 사라진 후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폐 쪽으로 다가간다. 허리를 구부려 구두끈을 다시 묶는 것처럼 하면서 얼른 지폐를 주워 주머니 속으로 쏘옥 집어넣는다. 이런 행동은 솔직하지 못한 행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이것이 바로 컨트롤 실험이라고 부르는 첫 번째 실험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지폐를 돌려주는 사람은 과연 몇 퍼센트나 됐을까? 이 퍼센트는 지역, 온도, 기압과 전혀 상관이 없다. 로베르 뱅상 줄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지폐를 고스란히 돌려주는 사람은 20퍼센트에 해당한다. 자연히 지폐를 돌려주지 않은 사람은 나머지 80퍼센트, 즉 대부분이었다. 이 실험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80퍼센트의 사람들은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실험은 인간의 정직성에 관한 실험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동물은 정직한 인간과 정직하지 못한 인간으로 나뉜다고 결론 내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실험은 단순히 인간성에 대한 실험이 아니라 ‘변화’에 관한 실험이었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지폐를 돌려주는 사람의 수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문제 말이다. 그리하여 그는 두 번째 실험을 한다. 한 가지만 빼고는 처음 실험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피실험자가 복도를 지나가기 전에 먼저 나선계단을 오르게 한 것이었다. 나선계단 밑에서 피실험자는 또 다른 실험자를 만나게 된다. 이 실험자는 영국식 발음을 강하게 내며 말한다. “저는 영국 사람입니다. 길을 잃었어요. 이 주소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이 가짜 영국인은 피실험자에게 주소가 적힌 종이를 내민다. 거기 적힌 주소는 바로 광장의 맞은편이었다. 피실험자가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이에 피실험자는 그쪽을 가리키며 가짜 영국인에게 말한다. “이 길로 계속 가시면 됩니다.” 영국인은 감사를 표하고 멀어져간다. 그렇게 피실험자가 가짜 영국인인 실험자와 대화한 시간은 약 30초. 이제 피실험자는 나선계단을 오르고, 50프랑짜리를 두고 했던 첫 번째 실험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40퍼센트의 사람들이 지폐를 돌려준 것이다. 정직한 행동이 20퍼센트에서 40퍼센트로 늘어난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50프랑짜리 실험이 이루어지기 바로 1분 전에 계단 아래서 이루어진 가짜 영국인과의 짧은 대화 덕분이다. 30초의 대화만으로 주목할만한 변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에 저자는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내고자 머리를 짠다.이렇게 이루어진 세 번째 실험도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단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가짜 영국인이 피실험자의 말을 못 알아듣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30초면 끝났던 대화가 2분 정도 지속되게 만들었다. 이 세 번째의 경우, 지폐를 돌려주는 사람은 60퍼센트로 확 올랐다. 더욱더 효과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좋은 결과도 얻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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