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

by 매니스 2022. 3. 11.
반응형

조직을 변화시키는 방법

조직 내의 변화는 한 논문의 주제가 될 수 있을 만큼 광범위하고 중요한 문제다. 이 책에서 모두 설명할 수 없기에 간단히 요점만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여기서는 사회학자 프랑수아 뒤퓌가 펴낸 《고객과 임원진》이라는 책에서 소개한 예를 들도록 한다. 왜냐하면 이 예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 말에 대한 핵심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예에 대한 해석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것임을 밝혀둔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를 떠나 이 예에서 보여주는 논리를 이해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한다.이 이야기의 제목은 ‘샴푸를 해주는 보조 미용사의 딜레마’이다. 여기서 우리는 프랑스 한 기업의 임원진, 업계에서는 최고라고 생각할 수 있는 임원진에 대한 얘기를 할 것이다. 이 기업은 완벽하게 가동되는 것처럼 보이는 조직 속에 알게 모르게 원활하지 못한 흐름이 내재되어 있는 보편적인 기업의 전형이라고 보면 되겠다.이 기업은 신제품 샴푸를 개발한 뒤 어떻게 론칭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던 참이었다. 일반적인 방법은 광고를 하는 것이었지만 효과적인 광고를 하려면 몇 천만 유로가 들 것이 뻔했다. 물론 지출 불가능한 엄청난 액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은 더 고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임원진은 머리를 맞대고 홍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곧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에 들어갔다.우선 너무 뻔할 수도 있는 첫 번째 질문 과연 회의를 위해 모인 사람들은 누구일까? 당연히 임원진이다. 왜냐하면 이들이야말로 뭔가를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임원이 되고 팀의 으뜸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이 조직이 돌아가는 방법이다. 보통 조직은 결정을 하는 사람과 그 결정을 따르는 사람들이 일을 나누는 것에서부터 움직인다. 잘 알기도 하고, 또 잘 아는 것처럼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을 앞으로 ‘많이 아는 자’라고 불러보자. 이 별명이 절대 그들을 비꼬는 것이 아님을 알아두기 바란다. 상황에 따라서는 우리 자신도 많이 아는 자가 될 수 있다. 결정을 하는 사람과 그 결정에 따르는 사람들의 역할분담과 그 안에서의 요점을 좀 더 쉽게 기억하기 위해 이 단어를 쓰기로 한다.많이 아는 자(이 별명은 앞에서 말했듯 누구에게나 붙을 수 있다. 직접 확인하거나 겪어보지 않고 여러 자료 혹은 서류만을 통해서 아는 주제에 대해 토론할 때, 마치 그 주제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인 것처럼 얘기한 적이 누구나 한두 번쯤은 있을 것이다)들이 모여 해결책을 찾는다. 해결책은 다음과 같다. 바로 미용실과 손을 잡고 그 미용실에서 새로 나온 샴푸를 파는 것이다. 임원진은 곧 각 미용실에 연락을 했다. 이 방법이 제법 잘 통하는 것 같았다. 미용실도 회사의 제안에 동의했던 것이다. 이들 계획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미용실에서 샴푸를 해주는 보조 미용사들을 통해 이 샴푸를 고객들에게 권해 팔도록 하는 것!그들의 생각은 이러했다. 먼저 샴푸를 해주는 보조 미용사들이 샴푸를 팔아 그들에게 직접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많이 아는 자들은 샴푸를 해주는 보조 미용사들이 샴푸와 관계가 깊으므로, 자연스럽게 샴푸를 팔려면 미용실의 보조 미용사들을 공략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하지만 결과는? 그들은 샴푸를 팔지 않았다는 말씀! 그리고 이 시점에서부터 이야기는 더 재미있어진다. 다시 많이 아는 자들이 모여 회의를 한다. 그리고 이들은 똑같은 결론에 이른다. 바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들먹거리지 않는 기업은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대체 이렇게도 자주 거론되는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지금의 상황이 특정한 문제를 갖고 있으며, 임원진은 자신들이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 인식에서부터 시기적절하고 전략적인 움직임이 나오는 것이다. 전략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얘기는(예를 들어 샴푸를 해주는 보조 미용사들의 행동처럼) 그들이 이 상황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지금 상황이 어떤지 현장의 당사자들에게 잘 설명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이는 분명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기도 하다. 명령대로 움직이는 아랫사람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이 얼마나 시기적절하며 전략적인지 몰랐다는 뜻이다. 회사를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들 스스로를 위해서도 말이다. 따라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위의 설명은 문제를 아주 부드럽게 해석한 것이다. 확실하게 설명하자면 골자는 이렇다. 세상에는 똑똑한 사람이 있는 반면에 덜 똑똑한 사람, 이를테면 바보 같은 사람들도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런 덜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두 번 정도 설명을 해주는 것이 현명한 조치라고 할 수 있겠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