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변화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기업의 임원진에게 전략의 실패 원인을 물었을 때, 그들의 대답은 천편일률적이라는 사실이다. 전략은 좋았으나 아랫사람들이 그 전략의 효율성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전략에 따라 제대로 움직이기엔 아랫사람들이 너무 바보였다는 말이다. 이에 헨리 민츠버그는 그런 지적을 받은 아랫사람들은 ‘그렇게 똑똑하신 임원진께서는 왜 우리가 이토록 우둔한지 몰랐단 말이요? 그리고 우둔한 사람들도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왜 전략을 수정하지 않았소!’라고 반문할 수도 있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것이야말로 심각하게 검토해봐야 할 문제가 아니겠는가.이것이 바로 변화에 실패할 때마다 꼭 빠지지 않는 문제, 바로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이다. 그리고 바로 이 시점에 관해 사회학자 프랑수아 뒤퓌가 한 말이 있다. 그는 놀랍게도 이 문제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이런 뒤퓌의 주장을 비난하며 그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여기서 뒤퓌의 말을 들어보자. 그에 따르면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는 사회학의 첫 번째 공리, 즉 사회에서 두루 통하는 진리에 어긋난다고 한다. 바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영리하다는 것이다.물론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다는 말은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할 사람들이 그 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그들이 그리 똑똑하지는 않다는 말이 된다. 사실, 사회학자들과 많이 아는 자들의 의견 차이는 단어의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영리함, 똑똑함’과 많이 아는 자들이 말하는 ‘영리함, 똑똑함’이 다르다는 것이다. 많이 아는 자들이 말하는 영리함이란 프랑스 영재만 모아놓은 ‘국립 행정학교’식의 영리함, 즉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그것에 대해 잘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임원진들은 샴푸를 해주는 직원들의 영리함에 대해 적잖이 의심을 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미용실에서 샴푸를 해주는 직원들 중 좋은 학교를 다닌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영리함이란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한 학교를 졸업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사회에서 활동을 하는 이들이 똑똑한 이유는 해결해야 문제가 무엇인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과 방해요소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리하다는 것이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에 따라 현장의 당사자들은 영리한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전략이 영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실현 가능한 전략(비록 이 전략이 많이 아는 자들이 내세운 전략과 다르다고 하더라도)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샴푸를 해주는 직원들이 샴푸를 팔지 않은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샴푸를 팔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 샴푸를 왜 팔아야 하는지에 관한 적절한 이유가 없었다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학의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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